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해야한다는 부담감으로 기도해 오던 중 1년 전 나는 가까운 형제, 자매님께 기도부탁을 했다. 연세가 있으셔서 마음이 급해진 나는 올 해 안에(작년) 아버지에게 복음의 말씀을 전하여 구원을 받게 해달라고 기도하다가 이건 내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기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모든 일정과 시기를 하나님께 맡겼다.
“어떠하든지 이제 하나님의 뜻 안에서 너희에게로 나아갈 좋은 길 얻기를 구하노라”(롬1:10)
가끔 내려가서 “말씀을 들어보라고, 천국 가셔야 한다.”고 애기를 하면 “죽으면 끝이지 무슨 천국이 있고 지옥이 있어!” 하면서 매번 배척을 하시곤 했다.
5월 어버이날도 있고 한동안 찾아뵙지 못해 내려가서 말씀 듣고 구원 받으셔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번과는 달리 아무 말씀 없이 듣고 계셨다. ‘좀 이상하다 웬일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 다음에 올 땐 목사님과 같이 올께요, 말씀 들어요.” 하고 집을 나섰다.
우리 집은 시골이라 버스가 하루에 한 두 번 밖에 다니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는 오토바이를 이용하고 계신다. 택시를 불러서 괴산읍에까지 와야 하는데 아버지가 오토바이로 태워 준다며 타라고 하신다.
뒤에 타고 마을 어귀를 나오려는데 오빠네 부부가 차를 타고 들어서고 있었다. 놀라면서 자기네가 태워 줄테니 오토바이에서 내리라고 하는 것이다. 차안에서 왜 그렇게 놀랬는지 내막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겨울에 아버지는 지인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아버지는 헬멧을 써서 타박상만 입었고 뒤에 타고 계셨던 분은 헬멧도 안쓰고 연로한 분이라 그만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그 사고로 아버지는 마음고생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 자녀들은 보상으로 8천만원을 요구해서 법정 소송중이라며 올케는 흥분을 하며 애기를 한다. 아버지는 무면허에 무보험으로 판결이 어떻게 날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는 ‘때는 이 때다. 빨리 복음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소식을 모르고 돌아올 뻔 했는데 하나님께서 오빠를 만나게 하셔서 그 내막을 알게 해 주셨다는 생각을 했다.
1년 전 합심 기도를 부탁했는데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낮추시려고 일하고 계심에 놀랐다. 교회로 돌아와 전도할 날을 정하고 집 근처에 말씀을 전할 팬션도 예약을 했다. 기도로 준비하며 하나님의 기적을 보여 달라고 구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 (엡6:12)
전도여행을 가기 며칠 전부터 영적 싸움이 시작되었다. 마귀와 귀신을 물리치는 선포의 기도를 수없이 하면서 영적 무장을 단단히 했다. 밤에는 긴장감에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아 마귀를 아버지 안에서 쫓는 기도와 방해하는 마귀를 묶는 기도를 하면서 전투를 준비했다.
모든 것이 하나님 손에 달렸다는 것을 알기에 나의 어떤 행위가 앞서지 않았는지 세심하게 돌아보며 혹여 회개치 않고 쌓아둔 죄가 있는지 살피며 기도했다.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한복음 16:33)
이 말씀과 “다 이루었다”(요한복음19:30) 말씀을 떠올리며 이미 승리해 놓으신 주님만을 바라보며 기도의 씨름을 해 나갔다.
드디어 가는 날 아침.
모든 길을 하나님께 맡기며 길을 나섰다. 버스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앞을 스치는 길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아뢰었다. 하나님! 하나님은 한 눈에 보고 계시죠? 몇 시간 후에 어떤 일이 펼쳐질는지... ‘하나님! 하나님께서 첫 번째 하실 일은 아버지를 팬션까지 오게 도와주세요.’
청주터미널에서 괴산가는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대합실에 옷가게의 옷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쁘네!’ 하면서 마음이 빼앗기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정신차렷!! 지금 복음 전하러 가는 길이야!’ 한심한 나의 모습에 나를 책망하며 차에 올랐다.
괴산 도착 후 택시를 타고 집에 가면서 택시 기사님께 전화하면 다시 와달라고 부탁하며 내가 세운 계획을 생각했다. 마을입구에 차에서 내려 먼저 이 마을을 누루고 있는 마귀를 쫓는 기도를 하면서 집으로 걸어갔다.
대문에 들어서자 ‘아뿔사!’ 오빠의 차가 마당에 있었다. ‘역시 마귀는 만만치 않군!’ 점심 때라 아버지를 괴산읍내로 모시고 점심을 먹으면서 애기를 나누려 했었다. 그런데 방해꾼이 나타난 것이다. 우선 오토바이 열쇠를 빼서 가방에 넣었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더니 “오빠랑 점심 먹으러 괴산가요~ ”하니 순순히 따라 나선다. 회를 드시고 싶으신지 가자고 한다. 점심을 먹으면서 팬션에 바람 쐬러 가자고, 애들도 올 거라고 하니 “알았다.”고 한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식사를 마치고 오빠는 팬션에 아버지와 나를 내려주고 떠났다.
아버지에게 목사님 오시니까 여기서 말씀 듣자고 하니 알았다고 한다.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하고 이제 두 번째 하실 일을 시행해 달라고 기도했다.
말씀을 순전히 받아들이고 귀가 어두우시니 귀를 열어 복음을 깨닫게 해달라고 구했다
조금 후 일행들이 도착하여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버지는 상담중에 “사람들로 부터 영혼이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았는데 증명이 된 것이 없지 않느냐?”고 묻기도 하시고, 잘 안 들릴 때는 “옆에 가까이 와서 말하라”며 관심을 보이셨다.
한 타임 상담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 두 번째 상담을 하였다. 지옥이 실제로 있다는 것과 이스라엘 역사를 통해 죄에 대한 심판이 있다는 말씀을 증거하였다. 그런데 상담 말미에 갑자기 집에 가겠다고 일어서신다. 본인은 밖에 나와서는 잠을 못 자기 때문이라고 하시는 것이다. 아버지는 자식들 집에 가도 하룻밤도 주무시지 않고 집으로 가시는 분이다.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셔서 차로 집에까지 모셔다 주면서 “내일 아침에 올께요. 같이 아침 먹어요~”말만 남기고 돌아왔다. 내일 모시러 가도 안 오실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또 들려줘야지’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고 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아버지 집으로 가보니 아버지께서는 오실 채비를 하고 계셨다. 마음속으로 ‘하나님 감사합니다. 또 이렇게 역사 하시는군요~’ 반전이 일어난 이유는 그동안 그리고 지난밤 우리 모두는 포기하지 않고 우리 힘으로 할 수 없으니 성령의 능력으로 마귀를 내어쫒는 기도를 다 같이 하였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아침을 먹고 죄에 대한 말씀을 전하는데 순순히 다 받아들이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혐원이 없이 부지중에 그 이웃을 죽인 일』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전해 듣고 마음을 여신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죄인이고 죄인을 향해 베풀어주신 용서의 복음을 받아들일 때 구원을 받는다는 말씀을 전해주었다.
아버지는 사고에 대한 마음의 짐을 해결 받고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들이셨다.
할렐루야!! 하나님 감사합니다. 듣는 것 자체를 거부하던 아버지가 복음을 끝까지 듣게 된 것이 나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이미 승리하셨기에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전파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아버지에게 길과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를 전해 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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